가디언의 UX : 구독 대신 후원, 뉴욕타임스와는 다른 영국 일간지의 설득법

롱블랙 프렌즈 L 

구독료를 안 받는데 디지털 신문으로 연 5190억원(2억7500만 파운드)을 버는 언론사가 있어. 영국의 대표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. 무려 150만 명 넘는 ‘자발적 후원자’를 거느리고 있지.

여기서 ‘후원자’는 일반적인 ‘구독자’와 달라. 구독자는 돈을 내야 콘텐츠를 볼 수 있지만 가디언에선 모든 기사가 무료거든. 대신 기사 말미에 이런 편지를 띄워.

“작은 부탁을 드립니다. 200년 동안 수천만 명이 가디언의 용감한 저널리즘에 신뢰를 보내주셨습니다. 당신도 우릴 후원해 독립적인 언론을 지지해 주시겠습니까?”

이 제안만으로 수백만 명이 움직인 거냐고? 아냐. 그 뒤엔 ‘후원을 유도하는 전략’이 숨어있지. ‘언론 비즈니스 모델의 미래’라 불리는 가디언의 사용자 경험을 UX 리서처 레드버스백맨이 직접 파 봤어. 그는 15년간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, 쿠팡의 UX 디자이너와 리서처를 거친 전문가야.



레드버스백맨 UX 리서처

‘언론 혁신의 롤모델’이라 하면 대부분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을 꼽습니다. 

2012년 ‘디지털 전환’에 집중한 뒤 1000만 명*의 유료 구독자를 모았으니까요. 맞춤형 기사를 추천하고, 요리 레시피부터 게임 같은 콘텐츠를 상품에 묶어 팔았죠. 많은 언론사가 이 방법을 따르는 중이고요.
*2025년 기준 뉴욕타임스 유료 구독자 수. 이중 디지털 구독자가 880만 명이다. 

하지만 가디언은 정반대 길을 택했어요. 장벽을 세우긴커녕 허물어버린 거예요. 누구나 드나들게 한 뒤 독자 스스로 “이곳을 지켜야겠다”고 마음 먹게 만들죠. 그 덕에 2021년, 13년 만에 흑자 전환(310만 파운드, 한화 약 58억원)에 성공했어요*.
*다만 2023년엔 213만 파운드(약 39억원)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. 가디언은 미국과 호주 시장 확장에 따른 인프라 투자가 늘어난 게 배경이라고 밝혔다. 이후 2024년 현금 손실 폭을 32% 가량 개선했다.